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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이야기 "북한의 리얼리즘"

1. 박문협ㅣ전후 40일 만에 첫 쇠물을 뽑아내는 강철전사들 (유화, 1970)

박문협(1938-1992)은 노동자 작가입니다. 강선제강소에서 주물공으로 일하면서 미술소조 활동을 통해 미술창작을 시작했습니다.

전후 북한은 중공업 중심으로 경제발전의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김일성이 강선제강소를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강철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가열로를 하루바삐 세워야 했던 북한에서는

이 일을 계기로 노동자, 농민 뿐만 아니라 군인, 학생들까지 망치와 벽돌, 그리고 음식을 싣고 강선마을로 모여들었습니다.

덕분에 강선제강소에서는 40일 만에 첫 쇳물을 만듭니다. 이 감격의 날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4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용해공들의 식사를 준비한 할머니, 붉은 넥타이를 휘날리는 소년단원,

몸을 구부정하게 굽히고 소탈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노동자 등의 모습이 시선을 끕니다.

끊어지고 구멍이 숭숭한 철탑기둥들, 무너지고 휘어진 육중한 천장 기중기탑들,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천장들,

파괴된 건물들과 파철, 벽돌더미들은 실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모습이 아니라 현장의 형상성을 높이기 위해 작가가 구상한 것입니다.

북한에서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사실주의 작품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대상을 파악하고, 이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것을 말합니다. "



2. 민병제ㅣ딸 (유화, 1966)

이 그림은 빚을 갚지 못해 어린 딸마저 지주에게 빼앗길 수 밖에 없는 한 소작인 가정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딸」에서는 각 인물의 눈빛, 표정과 포즈, 화면에 흩어져 있는 사물을 통해 숱한 사연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화면 왼쪽의 남자는 광택 나는 구두를 신은 채 무례한 포즈로 노란 금시계와 반지로 계층을 드러내며 마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방 안에 주판과 장부가 그의 직업을 짐작케 합니다.

어머니는 떠나기 싫어 어미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엎드려 우는 딸아이의 등을 쓰다듬고,

또 다른 손은 자신의 얼굴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 갓난아이를 강건하게 끌어안고 있습니다.

오른쪽 구석에는 병색이 짙은, 기운 없는 아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분노와 절망 사이에서 웅크린 고양이처럼 눈을 치켜뜨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심리적 움직임을 그려 당대 사회의 계급적 착취가 투영된 농민의 일상생활을

개성미 넘치게 그렸으며, 조선미술박물관에 국보로 소장되어 있습니다. "





3. 리원인ㅣ호랑이 (수예, 1965)

수예는 사실적인 표현의 정교함과 앞뒤 문양이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북한 수예를 대표하는 작가가 리원인(1920-1933)입니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수예의 형태적 특성와 고유한 기법을 가장 뚜렷이 살릴 수 있는 묘사 대상을 선정하였다”는 작가의 말처럼,

수예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대상을 선정했습니다.

리원인은 호랑이의 기상을 담다내기 위해 개 한 마리를 끌고 호랑이 우리로 갔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는 개의 등장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여전히 심드렁하게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마침 소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뜻밖의 소의 울음소리에 호랑이의 눈에서 순식간에 시퍼런 불이 일고 털이 쭈뼛쭈뼛 서는 변화를 포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다음 이번에는 황소 한 마리를 끌고 호랑이 우리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황소의 출현에 호랑이는 돌연 뛰쳐 일어났고, 황소가 있던 방향으로 바람같이 달려가 요란한 소리를 내지르며 철창 사이로 으르렁거렸습니다.

이 광경을 세심히 관찰해서 이룩한 성과가 바로 「호랑이」입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 박계리, 『북한미술과 분단미술』
- 국민일보, 폭탄을 녹여 희망의 세기를 만든다 임옥상展(2002.09.22)
- 오마이뉴스, 무식한 내가 미술관에서 느낀 평화(2004.09.24)
- 한국경제, 그림이 있는 아침 이응노 군상(2020.3.31)
- 경향신문, 통일된 광장, 환희의 춤이자 불의에 맞선 연대의 행렬(2018.4.18)
- 통일뉴스, "백두대간은 남북의 척추, 평화통일의 심벌로 만들자"(2017.11.28)
- 한겨레, 화가 강요배 "남북 작가들, 백두, 한라산 그림 기행하는 날 왔으면"(2018.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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